북한이 13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면을 1시간여 앞둔 시점에 무력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최고지도자가 해외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43분부터 11시53분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2발은 65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14일 만이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표출하는 동시에 회담을 비난해온 미국을 견제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군사협력에 방점이 찍힌 가운데 최고지도자가 부재중인 상황에서도 전력 운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하려 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11일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인 왕따(pariah·북한을 지칭)에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여행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원에 대한 구걸’”이라며 북·러 모두를 깎아내린 것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어 보인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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