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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핵잠 건조 서두르는 북한, 우리 대응은?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년여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북한에서 포탄 등 무기 지원을 받고, 북한은 그 대가로 인공위성 및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제공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새로운 핵추진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공식 확인했다. 또한 지난 6일에는 디젤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 탑재가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SSB)’ 진수식을 가지며 핵추진잠수함 건조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왜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이렇게 매달리고 있을까. 핵추진잠수함은 디젤잠수함보다 속력, 장기간 잠항 능력, 공격 능력, 생존 능력, 보복 능력 등에서 비교 불가할 정도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핵추진잠수함은 크게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전략핵추진잠수함’과 이 잠수함을 추적·감시하며 수중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공격핵추진잠수함’으로 나뉜다. 현재 전략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등 모두 6개국이며, 이들 국가의 잠수함은 고위력의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싣고 다닌다. 북한도 이들 군사 강국의 반열에 진입하기를 원한다. SLBM은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가장 늦게 개발된 핵무기 투발 수단이지만, 이 중 가장 은밀하고 위협적인 무기다. 왜냐하면 전략폭격기와 ICBM은 날아오는 방향을 알 수 있어 요격이 쉬운 반면 수중의 SLBM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 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6년 세계에서 7번째로 SLBM을 개발했지만 그동안 이를 싣고 다닐 잠수함이 없어서 그 위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한다면 프랑스처럼 고위력의 핵무기를 실은 전략핵추진잠수함을 먼저 개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핵추진잠수함 개발이 지연되자 기존 디젤잠수함을 개조해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 즉 기동성, 은밀성이 월등한 핵 추진은 아니지만 먼저 디젤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한 것이다. 2016년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강화했다. 그러나 일단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이 물속에 들어가면 KAMD의 효력은 떨어진다. 특히 ICBM을 막기 위해 설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북한 방향으로의 탐지 및 요격 범위가 제한돼 요격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싣고 출항한 북한의 잠수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도 선진국처럼 핵추진잠수함을 만들어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상시 추적·감시해 핵무기를 발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핵추진잠수함과 디젤잠수함의 가장 큰 차이는 속력과 은밀성에 있다. 수중에서 SLBM 탑재 잠수함을 추적·감시할 수 있는 잠수함은 수중에서 24시간 고속으로 기동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밖에 없다. 냉전 시에 들키지 않고 3주 이상 소련 핵추진잠수함을 추적한 미국 잠수함 함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50배 정도나 떨어지는 북한에 핵추진잠수함 건조까지 뒤처진다면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질 것이다. 북한은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지연되면서 일단 디젤잠수함에 SLBM을 탑재했지만, 이제 러시아와 기술 협력이 된다면 핵추진잠수함 건조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을 만들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핵추진잠수함을 만들어 출항 전 북한 잠수함기지를 봉쇄하고, 출항 후에는 수중에서 추적·감시함으로써 SLBM을 무력화해야 한다. 우리도 서둘러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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