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공급망·국방·방산·우주·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인도 수교 50주년인 점을 기념하면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인도 정상회담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통관 환경 조성과 수입제한 조치 완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모디 총리에게 요청했다. 양국은 올해 관세 당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증명서 정보를 실시간 교환하는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EODES)’ 개통을 앞두고 있다. 원산지 증명 부담은 인도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다. EODES가 운영되면 양국 무역업자가 FTA 특혜관세를 신청할 때 수입국 세관에 ‘종이’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사라진다.
두 정상은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사업 등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발전시키기로 했고, 우주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인도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달 탐사선 ‘찬드리얀 3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 12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릴레이 양자회담에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외교전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9일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코모로 등과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10일에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모리셔스 인도와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엑스포 경쟁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회담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현재 엑스포 유치 경쟁은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이다. 정부는 오는 11월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한·사우디 간 2차 투표로 끌고 간 뒤 1차의 이탈리아 지지표를 최대한 끌어모으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인도 정상회담을 마지막으로 5박7일간의 인도네시아·인도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뉴델리=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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