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엎드려뻗쳐’를 시켜 몽둥이로 폭행해온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 창업주 이모씨가 형사입건됐다. 이씨는 직원들을 때리면서 “제 자식 ○○ 하나 건사 못할 놈”이란 폭언을 퍼붓는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8월 더케이텍을 대상으로 벌인 특별근로감독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를 17건 적발해 9건을 형사입건하고 과태료 2190만원을 부과했다고 10일 밝혔다. 더케이텍은 직원이 1만여명인 중견기업으로, 국내 1호 인력파견업체다. 대표이사가 아닌 창업주이자 고문인 이씨가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직원 전원에게 ‘1인 2자격증’ 취득을 지시한 뒤 달성하지 못한 직원 16명을 3회에 걸쳐 엎드려뻗쳐 상태에서 몽둥이로 둔부를 폭행했다. 또 직원들에게 개인적 이유로 운전을 시키거나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켰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시말서를 쓰거나 경고를 받아야 했다.
이씨의 생애(탄생, 출신학교, 경력 등)를 기린 ‘창업주를 위한 사내 예술제’ 참여와 연습을 강요하기도 했다. 화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거나 복장과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도 징계가 내려졌다. 업무시간 외에 연락을 받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급여가 깎인 직원도 38명 있었다.
일부 직원에게는 체중감량을 강요하고 주기적으로 체중을 점검한 사실도 확인됐다. 체중감량 우수 직원은 이씨와 식사할 기회를, 미흡한 직원은 경고조치 했다.
채용 시 성별과 연령을 차별한 점도 확인됐다. 이씨는 1996년생 이하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고 면접 참여를 독려하라고 지시했다. ‘20대 초반 여성’, ‘40∼65세 우대조건 제시’ 등 나이를 직접 제한한 채용공고도 냈다.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직원 채용과 인사관리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용모·키·체중 등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신체조건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더케이텍은 그 밖에도 임금 7970만원을 체불하고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1770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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