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용인시 한 고등학교의 60대 교사는 수업 중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고소를 당했고, 학부모 요청에 따른 교육 당국의 감사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체육 교사인 A씨는 지난 6월 체육 수업 중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 한 명이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맞아 눈 부위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교사는 이후 피해 학생 측으로부터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당했다. 학교 측은 A씨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으나, 피해 학부모 측은 교육청에 A씨에 대한 감사 및 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육청은 A씨에 대한 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35분쯤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유족은 4일 “퇴직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그동안 잘해 왔던 것만 생각하시고 이겨내 보자 말씀드렸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신고를 받고 경찰 조사도 받아야 한다는 게 충격이 많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A씨가 생전 근무하던 학교 정문 앞에는 A씨를 추모하는 시민들과 동료 교사들이 보낸 조화가 수십개 놓였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에 담긴 통화기록 및 사진·문서자료 등을 토대로 A씨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해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지난 1일 전북 군산 동백대교 아래로 투신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 B씨의 사망 원인은 과도한 업무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학년 담임을 맡았던 B씨는 진로·진학 등의 담임 업무 외에도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 6월 한 동료 교사에게 “나도 이제 교사 생활을 10년 했는데 이렇게 힘들게 하긴 처음이다” “학교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이다” 등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근무한 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교장을 제외한 정교사 3명과 강사 2명으로 교원이 구성돼 있어 일반적인 학교에 비해 업무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경찰 수사를 기다린 뒤 결과 발표 후 입장을 밝히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전북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등은 B씨의 사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업무 과다로 인한 사인이 확인될 경우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인·군산=강희청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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