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새벽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3일 주장했다. 북한은 “핵 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성과를 과장했다”고 반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적들에게 실질적인 핵위기에 대해 경고하기 위한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이 2일 새벽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적들의 침략전쟁 기도를 억제할 수 있는 행동 의지와 능력을 철저히 시위한 데 대한 해당 군사훈련 명령을 하달했다”며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가 장착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기가 실전 환경 속에서 발사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사일병구분대는 청천강 하구에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들을 조선 서해로 발사하여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각각 7672∼7681s(초)간 비행시킨 후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 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미사일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의 책임을 한·미 공대공 및 공대지 무장 실사격훈련 탓으로 돌렸다. 이 훈련은 지난달 31일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종료 이후 이틀간 진행됐다. 이 훈련을 두고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적 대결 기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며 “미국과 대한민국 깡패들이 최근에 드러내 보인 대결 광기의 무모성과 위험성은 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적한 바로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두 발 다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며 “한 발은 발사에 실패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발사한 미사일 2기 중 1기의 비행 및 공중폭발 장면만 사진으로 공개했다. 통상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성공할 경우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나머지 1기를 감춘 배경을 두고 실패했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정보’가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북중기계연합기업소 등 중요 군수공장들을 시찰하며 ‘해군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 시찰, 27일 해군사령부 방문까지 포함해 최근 2주 동안 해군 관련 일정을 3차례나 소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응해 북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해군력이 상당히 열세이고 해군 현대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며 “해군을 통한 공격 능력 확보에 주력하면서 핵 공격 플랫폼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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