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아직도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한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공세를 펴는 야권과 일부 단체를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설립 6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이들이) 캠프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외교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는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며 “국립외교원은 우리의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서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존중하는 나라들과 함께 안보와 경제, 정보와 첨단 기술 협력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외교 기조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내세우며 ‘균형 외교’를 추진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도 기념식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흔들리는 동맹 외교, 한반도 중심 외교 구상, 국제적 책임과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동적 자세 등으로 인해 국립외교원도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정체돼 있던 게 사실”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세계에서 으뜸가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치고 38명의 신임 외교관 후보자들과 만나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직 대통령이 외교관 후보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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