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 출시를 놓고 개인 투자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며 반발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에코프로 그룹주와 포스코홀딩스 등의 비중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의 ‘팬덤’으로 결집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자산운용은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렸다. KB자산운용이 다음 달 이차전지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합성)’을 출시한다고 밝힌 뒤부터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이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하는 ETF 상장 계획이 개인 투자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우선 편입 예정 종목이 이들의 불만을 키웠다. 이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순으로 비중이 크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2개 종목의 비중은 30%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종목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풋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출시했다. ELW는 옵션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만기일에 정해진 주가로 팔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상승에 베팅 할 수 있는 콜옵션 ELW도 있다.
이에 이차전지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의 계좌를 해지하자는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차전지 커뮤니티에선 계좌 해지 사유로 “이차전지 인버스 ETF를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개미들의 반발에도 이차전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은 추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화제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상품”이라며 “단기 매매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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