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계에 표면적으로는 불안과 걱정이 있고, 근본적으로는 영화란 무엇인가 질문하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식상한 소재, 어디서 본 것 같은 이야기 말고 과감하고 새로운 재미, 색다른 맛, 특별한 파티같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29일 열린 ‘거미집’ 제작보고회(사진)에서 김지운 감독이 영화의 연출 의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올 추석 개봉하는 ‘거미집’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장르를 비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여 온 김 감독의 신작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결말만 다시 찍으면 자신의 영화가 걸작이 될 거라 믿는 영화감독이 배우, 제작자 등과 갈등하면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긴 12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주인공인 영화감독 김열 역을 맡은 송강호는 “유쾌하고 재미있게 인간의 욕망을 다루면서 충돌과 갈등이 발생한다. 김열은 예술가로서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과 재능이 있지만 분출을 못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라며 “데뷔 후 첫 감독 역할을 맡았는데 늘 카메라 앞에 있다가 뒤에서 지시만 하니 정말 편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베테랑 여배우 이민자를 연기했다. 임수정은 “이민자는 혼란스럽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게 연기하는 사람이다. 영화 속에서 영화를 찍는 구성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었다”고 전했다.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에는 오정세, 제작사 신성필름의 후계자 신미도 역에는 전여빈이 캐스팅됐다. 정수정은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을 맡아 캐릭터 앙상블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 감독은 “한국 영화 호황기 여러 영화가 각기 다른 생김새로 호응을 얻고 관객들을 끌어당겼듯 ‘거미집’이 새로운 영화의 재미를 부여했으면 한다”면서 “천편일률적인 영화에 지친 관객들이 ‘찐 앙상블 코미디’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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