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소란을 벌이던 30대가 경찰 대치 끝에 체포됐다. 해당 남성은 소동 당시 흉기만 8점을 갖고 있었는데, 과거 요리사로 일할 때 쓰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7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은평구 갈현동의 6층짜리 빌라 건물 1층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칼을 휘두르고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당일 오후 7시26분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와 3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경찰은 현장에 경찰특공대와 강력팀, 위기협상반 등 총 48명을 투입했다. A씨가 칼을 자신의 가슴에 겨누며 자해하겠다고 위협해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진압 장비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화로 A씨가 흉기를 내려놓도록 유도하면서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오후 10시5분쯤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당시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 등의 요구를 했다. 실제로 경찰은 A씨를 설득하기 위해 치킨과 소주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질을 붙잡거나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흉기는 모두 8점이었다. A씨가 양손에 들고 있던 2개 외에도 현장 주변 A씨 가방에서 6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해할 생각이었다”며 “10년 전 요리사로 일하면서 소지하게 된 칼이다. 낚시 갈 때 쓰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그의 가족들 진술을 바탕으로 금전 문제에 따른 가족 간 다툼이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직전 인근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간이 시약검사 결과, 마약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A씨는 4년 전 조울증 진료를 받았지만, 현재 약을 먹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 연기 문제로 행인과 시비가 붙은 게 사건 발단이 됐다는 목격담도 돌았다. 다만 경찰은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