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풀스택 전략’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했지만, ‘고객 맞춤’에 초점을 맞춘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풀스택은 IT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걸 뜻한다. 생성형 AI의 경우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를 활용한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의미한다.
SK텔레콤은 23일 기업·공공용 생성형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멀티 LLM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LLM 시장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 여러 기업이 자사 LLM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발 더 나아가 자체 LLM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 인정받는 타사 LLM까지 결합한 ‘멀티 LLM’으로 생성형 AI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코난의 LLM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난 13일 지분 투자를 발표한 엔트로픽의 LLM을 SK텔레콤의 주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에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기능 통합을 통해 기업, 공공기관 등의 요구에 맞춘 풀스택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전국 단위의 IT 인프라를 운용한 경험과 대규모 AI 개발자 기반을 갖춘 만큼 풀스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우선 엔터프라이즈용 한국어 기반 에이닷 LLM 기본 모델을 이달에 출시한다. 고객사 대상 모델을 학습하고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준다. LLM 기본 모델은 문서 요약, 문서 생성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 기능을 갖춘 AI 소프트웨어다. 기본 기능이 제대로 나타나려면 고객사의 실제 데이터(문서형태)를 학습시키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율해야 한다.
KT도 ‘풀스택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자사 LLM을 통해 로봇·헬스케어·교육 등 여러 분야로 AI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리벨리온(AI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에 전략투자를 단행했다. ‘AI 원팀’을 통해 최신 AI 알고리즘을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올해 안에 기존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 풀스택을 완성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초거대 AI ‘믿음’을 중심으로 AI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KT는 “2025년 AI 산업 관련 매출을 최소 1조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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