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신협에서 39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범행 이틀 만에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경찰청은 신협 은행강도 용의자 A씨가 지난 20일 출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A씨 출국 다음 날인 21일 그의 신원을 특정했다. 범행에 활용한 차량과 범행 전후 동선 등을 분석해 그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A씨는 지난 18일 낮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신협 지점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한 뒤 여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 39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점심시간이어서 지점에는 직원 2명만 남아 있었다. A씨는 범행 전날 유성구와 서구에서 훔친 오토바이 2대 가운데 1대를 도주 동선에 미리 숨겨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 도주에는 신협까지 이동한 흰색 오토바이 1대만 이용해 도피행각을 벌였다.
범행 직후 1~2시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A씨는 충남 금산군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주유도 한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공항으로 이동해 출국했다.
A씨는 자신이 이용하던 차량을 먼 곳에 주차해둔 채 오토바이를 훔쳤고, 은행에서 강도질을 한 뒤에는 계속해서 옷을 바꿔 입으며 수사에 혼선을 줬다. 특히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좁은 도로 등을 골라 다녔다.
경찰은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하고 A씨를 추적 중이다. 현재까지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필요할 경우 신협 내부 직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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