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전경련의 후신 한경협, 정경유착 고리 완전히 끊어내길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또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던 계열사들이 협회에 합류해 4대 그룹도 사실상 복귀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후폭풍으로 4대 그룹이 탈퇴해 위상이 크게 쪼그라들었던 전경련이 한경협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옛 위상 회복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변화’를 기치로 내건 한경협의 출범을 지켜보는 여론은 복잡하다.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급속한 재편,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한경협이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급급했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과거처럼 정치권력과 대기업들이 유착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지 않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는데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총회에서 채택된 윤리헌장의 준수 여부가 한경협의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윤리헌장에는 정치·행정권력 등의 부당한 압력 단호히 배격,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확산 진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기업 상생 선도, 혁신 주도 경제 및 일자리 창출 선도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 있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윤리위원회 설치를 예고했는데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경유착의 구태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 기업 본연의 역할은 물론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한경협이 앞장서길 기대한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며, 중소기업·자영업 등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 등이 그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