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대부흥운동 120주년을 맞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영적 각성을 넘어 교회 갱신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1903년 로버트 하디(1865~1949) 선교사가 회개를 통해 들불처럼 번져나간 원산 대부흥운동을 기념하는 ‘하디 영적각성 120주년 기념대회’가 1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온누리교회(박성수 목사)에서 막을 올렸다. 부산은 의료 선교사였던 하디 선교사가 원산으로 떠나기 전 1892년까지 19개월간 활동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교회 성도와 호남특별연회와 삼남연회, 기감 본부 관계자 3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철 감독회장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감독회장은 “하디 목사는 일생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생명의 복음을 전했던 위대한 감리교 선교사였다”며 “그분의 사역은 1903년 원산 대부흥운동의 불을 붙였고 마침내 1907년 평양 대부흥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의 오늘을 있게 했던 영적 자취였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회장은 “기감이 하디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부흥운동의 대 역사를 오늘에 재현하려는 간절함 때문”이라며 “영적 각성에는 참된 실천이 뒤따라야 하고 그 회개의 열매로 갱신의 삶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성령의 세례를 받아야 한다”며 “오늘 집회를 계기로 성령의 역사가 부산에서 시작해서 서울로 번져 올라가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영적각성운동을 선포했다. 영적각성운동은 사회 속에서 교회의 영적 권위 회복을 의미한다. 기감은 ‘초월적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이고, 신앙적이면서 동시에 윤리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부흥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기감은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10년 전과 비교해 교인 수가 30만명이 줄었다”며 “영적각성 120주년을 맞아 실천적인 영적각성운동으로서 200만 전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대회는 일회성 집회가 아니라 지역별로 4차례 이어진다.
이날 부산에서 출발한 기념대회는 오는 20일 강릉중앙교회(동부·충북연회 주관), 22일 대전한빛교회(남부·충청연회), 24일 선한목자교회(서울·서울남·중부·경기·중앙연회)에서 이어진다. ‘다시 근원으로, 다시 복음으로’를 주제로 모두 4차례 메시지가 선포된다.
대회 준비위원장인 이현식 진관교회 목사는 “이번 성회를 통해 한국 감리교회의 내적 체질이 바뀌어 사회에 대한 교회의 영적 권위가 회복됨으로 교회가 민족 공동체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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