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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샘] MZ세대 항변 ‘5-3=윤리’


초등학교 1학년 수학 시험에 나온 문제이다. “동생이 사과 다섯 개를 가지고 있는데 형이 사과 세 개를 먹었다. 남은 사과는 몇 개인가?” 이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5-3=2”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요즈음 MZ 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답이 나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이 문제를 풀지 못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다시 이렇게 설명하고 풀어보게 했다. “동생이 사과 다섯 개를 가지고 있는데 형이 배가 고파서 동생에게 ‘내가 네 사과 세 개 먹어도 될까?’라고 하였더니 동생이 기쁜 마음으로 ‘응, 형 내 사과 세 개 먹어도 돼’라고 하면 남은 사과는 몇 개일까?” 이렇게 문제를 보충해 질문을 했더니 그 초등학생의 돌아온 답은 “그럼 두 개죠”였다.

위 처음 문제에는 동생과 형의 관계가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다. 동생의 사과를 이유 없이 세 개씩이나 요구하는 형도 이해가 안 되고, 그리고 어떻게 어린이가 한꺼번에 사과를 세 개씩이나 먹을 수 있을까! 과연 형의 요구에 동생은 웃으면서 사과를 주었을까? 이 수학 문제는 전후 관계 따지지 말고 무조건 “5-3=2”를 하라는 일방적인 요구인데 인간관계와 세밀한 상황 설명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즉, 이 수학 문제에 ‘윤리’가 생략되었으니 문제를 접한 초등학생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려 봄 직하다.

위 초등학생의 세대를 대변하기에는 일반화의 오류가 있겠지만 ‘MZ 세대’라고 접어두자.M은 밀레니엄 (Millennium) 세대를 지칭하며 삐삐나 휴대전화 등과 같은 모바일 장비를 사용한 세대를 말하며, Z는 초고속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과 같은 최신 기기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온라인에서 피력하는 세대를 통칭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둘의 세대를 합친 ‘MZ 세대’는 사회를 보는 시각이 다각적이며 개인적이고 소통을 매우 중시한다. 획일적이고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대와 견주어 개인적 관점의 차이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교회도 종교적 형식과 전통을 중시하는 아날로그 기성 교인과 자신의 종교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은 ‘MZ 세대’가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세대가 같이 교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호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성세대가 중시하는 조직과 구조도 중요하다.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전략과 회의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MZ 세대’에겐 그것이 왜 필요한지 ‘설명’이 더 필요하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왜 당연한지에 대한 보충 설명과 참을성 있는 ‘기다림’의 미덕은 필수이다. ‘MZ 세대’의 자기표현과 개성도 중요하다. 소통의 방식 차이를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모 세대를 지난 과거로 치부하지 말고 ‘MZ 세대’의 미래를 가능하게 한 자신의 그루터기임을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도 요구된다.

우리 주님도 빼기나 더하기보다 먼저 ‘관계’를 중시하신 분이다. ‘작은 자’ 하나도 소중하게 여기셨으며 “업신여기지 말라”(마 18:10)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머리털까지 다 세시는 주님(눅 12:7)은 우리의 세세한 것을 이해하신다.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먼저 하는”(롬 12:10) 공동체는 자신의 주장보다 이웃의 형편을 먼저 헤아린다.

무한 속도와 경쟁하는 이 시대에 “5-3=?”을 생각할 시간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러나 ‘5-3’이 숫자가 아니라 ‘생명’을 논하는 것이며 ‘영혼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답은 차원이 다르다. 우리 주변에 작다고 여겨지는 것, 없어도 될 것 같은 것, 마구 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이 모든 것은 사랑의 관계로 보아야 한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5:12)는 주의 말씀을 이루는 세대를 이루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크리스천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자!

유경동 목사(감신대 교수·기독교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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