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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열한 테러 ‘살인 예고’… 가혹하게 책임 물어야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 유명 학원의 재수종합반 학생을 대상으로 6일 정오에 흉기 난동을 벌이겠단 예고글이 올라왔다. 이한형 기자

“내일 밤 10시 ○○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 “△△학교 정문에서 5명을 죽이겠다.” 이렇게 인터넷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은 결코 장난일 수 없다. 작성자가 정말 장난삼아 올렸다 해도 대중에게 노출되는 순간 우리 사회에 불안과 공포를 주입하는 비열한 테러 행위가 된다. 설령 장난처럼 읽힌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장난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글이 불가피하게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에 돈으로 다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있다. 장난이라 주장해도, 장난 같아 보이더라도 정색을 하고 가장 무거운 처벌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신림역과 서현역 흉기난동 이후 인터넷에 쇄도하는 살인 예고마다 경찰은 현장을 수색하고 작성자를 추적하며 일일이 대응하고 있다. 그래야 했다. 유사한 칼부림이 잇따른 데다,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검거된 흉기 소지자가 전날 살인 예고를 했던 인물로 드러났다. 경찰특공대 128명과 장갑차 11대를 비롯해 수많은 경찰 인력이 투입됐다. 그래서 검거한 ‘살인 예고범’이 벌써 50명을 넘었다. 전국을 무대로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온 터라 전국의 경찰이 이 일에 매달려 있다.

검거된 대다수는 장난삼아, 재미로, 술김에 그랬다고 했는데, 그런 이들 때문에 ①경찰력이 엄청나게 낭비됐고 ②그러느라 중요한 조사·수사가 미뤄져 치안행정이 지연됐고 ③정작 필요한 곳에 경찰이 있지 못해 치안 공백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④많은 시민이 살인 예고에 언급된 장소를 피해 다니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⑤누가 그런 글을 썼는지 알 수 없으니 아무도 믿지 못해 서로를 의심하는 불신이 번져 나갔다. 테러의 목적이자 파급효과인 불안과 공포와 불신의 확산이 우리 사회에 그대로 나타났다. 우리는 저들에게 테러를 당했다.

엄벌을 주저하면 이런 일은 반드시 재발한다. 검찰총장이 지시했듯 협박, 특수협박죄를 넘어 살인예비나 공무집행방해죄 등 가능한 법령을 총동원하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형사처벌을 넘어 민사 책임도 물어야 한다. 2014년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거짓 신고해 불필요한 경찰 출동과 치안 공백을 초래한 이에게 수백만원을 배상케 한 판례가 있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공중(公衆)협박’ 행위를 테러 차원에서 가중처벌토록 법령 개정도 속히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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