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망신 자초한 잼버리 대회, 자존심 걸고 유종의 미 거두라

파행 우려 높았으나 점차 안정세
초기 혼란에 남탓하는 여야 눈살
남은 대원 안전 관리 최선 다해야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를 선언한 미국 대원과 지도자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대책 미흡, 일부 국가 조기 철수로 파행을 맞는 듯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주말을 기점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어 다행이다. 중앙정부가 수습에 본격 나선 뒤 300대 가까운 냉방버스가 운영 중이고 1400여명의 인력이 동원돼 위생 불량으로 지적된 샤워실과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삼성 LG 포스코그룹 등 민간기업들도 이온음료, 의료진, 살수차, 자원봉사단 등을 제공하며 잼버리 정상화 지원에 나섰고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선 잼버리 참가자들 대상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난관에 처했을 때 한몸이 돼 헤쳐나가는 한국 특유의 위기극복 DNA를 보는 듯했다. 덕분에 영국 미국 싱가포르 3개국을 제외한 150개국 잼버리 참가자 3만7000여명은 끝까지 대회에 남기로 했다. 5일 남은 폐영식까지 참가자들의 안전과 원활한 활동을 위해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국가 망신을 자초한 대회 초반 난맥상은 사후에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폭염은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대비 시설과 물품이 부족해 일사병과 벌레 물림 등 초기에 매일 1000명가량의 환자가 속출했고 여기에 위생 및 바가지 논란까지 불거졌다. “생존 게임이 됐다”는 각국의 비판이 거셌고 해외 네티즌들은 대회를 조롱하는 온라인 영상을 퍼뜨렸다. 급기야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차례로 철수했다. 6일에는 성범죄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전북 스카우트 대원 일부가 퇴소했다. 행사 준비와 대회 운영의 허술함을 보면 과연 올림픽,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가 맞나 싶다.

국가 신뢰가 추락한 이번 일에 반성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여야 정치권은 ‘전정부 탓’ ‘현정부 탓’이나 하며 다투고 있으니 한심하다. 국민의힘은 “대회에 공을 들인 문재인정부와 전·현 전북도지사들은 대체 무엇을 했냐”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가 책임 회피로 일관한다”고 반박했다. 대회 조직위는 정부와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의 공동 책임 체제인데 일이 터지니까 상대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은 제 얼굴에 침뱉기일 뿐이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시시비비는 가려야겠지만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 대해 여야와 정부는 깊은 반성과 성찰을 앞세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무더위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한 것처럼 남은 대회 기간 동안 대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철수하지 않은 150개국 대원들은 한국을 다시 한번 믿고 대회에 임했다. 주최 측은 마지막 신뢰라 생각하고 이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도전과 개척, 화합의 스카우트 정신에 맞는 잼버리가 되도록 자존심을 걸고 유종의 미를 확실히 거두라.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