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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동학대 고소 남발 학부모,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해야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곳곳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와 국화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교사들을 상대로 고소를 남발하는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교단에 선 지 2년도 안 된 젊은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국의 많은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악성 민원의 핵심은 교사들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신고나 고소다. 지난 5년 간 학부모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교사가 1200명이 넘는다. 고소당한 교사 10명 중 7명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결과 무혐의가 절반이 넘었고, 기소되더라도 유죄 선고를 받은 교사가 1.5%에 그쳤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고소에 시달린 교사들은 교직을 그만두거나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인기 웹툰 작가 주호민씨도 자신의 장애아들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가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뼈아프게 후회한다”고 말할 정도로 아동학대 고소는 학부모들의 손쉬운 민원 수단으로 전락했다. 주씨는 자신이 법정에 세운 교사에게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교사 면담조차 하지 않고 고소부터 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아동을 학대로부터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근거도 없이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들을 아동학대범으로 신고하거나 고소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의 대응도 문제다. 경기도교육청은 주씨 사건의 재판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해당 교사를 복직시켰지만 애당초 직위해제 자체가 경솔했다. 또 주씨의 해명대로라면 해당 학교 교장은 주씨의 민원제기에 신고를 하라고 했단다. 교장이 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을 학교에서 풀지 않고 법정으로 가도록 방치했다면 교육자로서 자격이 없다. 학부모의 고소 남발로부터 교사들을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할 일도 많지만 학교장과 교육장, 교육감 등 교육행정 책임자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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