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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경남은행 562억 횡령, 내부통제 강화 말뿐이었나

500억대 횡령 사고가 난 경남은행 본점. 경남은행 제공

BNK경남은행에서 562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사상 초유의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터진 지 불과 1년 만에 유사한 일이 벌어짐에 따라 내부통제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은행권 약속이 사실상 구두선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2007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한 은행 직원 A씨는 대출 원리금을 가족 명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시행사의 자금인출 요청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씨 횡령 사실이 드러난 게 운이 좋았다고 할 정도다. 범행이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A씨가 이번 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다. A씨는 2016년부터 돈을 빼돌렸지만 은행이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 검찰의 금융거래 정보 조회 요청을 받고서야 수상함을 깨달았다. 은행은 지난달 20일 처음 금감원에 A씨의 횡령 금액을 보고했는데 액수는 고작 77억9000만원이었다. 금감원이 그후 10여일간의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한 뒤 나머지 돈의 횡령 사실을 밝혀냈다. 자산 100조원 달성이 목표라던 지역 유수 은행의 내부 시스템이 이토록 엉망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금감원은 지난해 시중은행의 잇단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 순환근무, 명령휴가제, 단말기 접근통제 등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해당 업무를 15년간 맡았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자체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개별은행에 당국의 주문이 전혀 먹히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이 이번 사고와 관련, 2일 모든 은행에 PF 자금 관리 실태 긴급 점검을 지시했지만 공허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어져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객의 신뢰를 먹고 사는 은행들이 뼈저린 각오와 반성을 하지 않는 한 사건 재발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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