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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더위에 짜증 부르는 저급한 정당현수막… 이제 그만하라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사거리 전봇대와 신호등 기둥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현수막이 위아래로 걸려 있다. 10월 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둔 이 지역에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 정치 현수막은 더욱 난립할 전망이다. 박성영 기자

정당현수막 공해에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었다. 주요 교차로는 물론이고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 정문 앞까지 무차별적으로 걸린 현수막은 꼴불견이다. 짜증을 유발하고 통행에 불편을 준다. 내용은 원색적이고 유치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자신의 업적이라고 과장한다. 여야가 대립하는 현안을 다룬 현수막에는 비방과 막말이 빠지지 않는다. 무단으로 철거하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는 고압적인 경고가 쓰여진 경우도 있다. 이런 현수막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비정상일 정도다.

정당현수막 공해는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시작됐다. 국회가 정당현수막은 신고·허가 없이 게시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꾼 것인데,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는 국회의원이 일반인과 같을 수 없다는 특권의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 전문위원들도 반대했는데 밀어붙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큰돈 안 들이고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난립한 현수막에 비판 여론이 거세자 시행 3개월 만에 정당현수막 게시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는 재개정안이 발의됐고, 여야 지도부가 한목소리로 조속한 통과를 약속했지만 여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 구청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 강서구는 이미 난장판이 됐다. 그런데도 여야는 또 책임을 상대에게 미룰 뿐이다.

게다가 현수막 사태는 도시미관 문제를 넘어 선거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가 현수막 등의 설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90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및 1년 내 보완입법을 결정했지만 국회는 방치했다. 그 결과 누구나 선거 현수막을 내걸 수 있게 됐는데, 정작 선거에 출마할 정치 신인은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60조의3 규정 때문에 예비후보자등록 때까지 현수막을 걸 수 없다. 최악의 현수막 공해도 모자라 기득권을 가진 기성 정치인과 정치 신인의 불평등 구조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한심한 노릇이다. 여야는 관련법을 정비해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그것이 다가 아니다.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짜증만 부르는 정당현수막을 스스로 철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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