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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새만금 세계 잼버리

남도영 논설위원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 포우엘 경이 1899년 정찰법에 대한 군인용 서적을 출판했는데, 의외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포우엘 경은 20명의 청소년을 모아 실험캠프를 운영한 뒤 이를 바탕으로 1908년 ‘Scouting for Boys(소년들을 위한 정찰법)’라는 책을 펴냈다. 시민의 의무, 정찰, 추적, 캠핑, 사고 대처, 규율 등의 내용을 담았다. 책은 87개 언어로 번역 출판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1억에서 1억5000만부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이스카우트’의 시작이었다.

포우엘 경은 1920년 영국 런던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34개국 8000여명의 스카우트들이 참여한 야영대회를 열었고, 이를 ‘잼버리(Jamboree)’라고 불렀다. 이후 4년마다 전 세계 청소년들이 모여 벌이는 야영 대회를 세계 잼버리라고 부른다. 잼버리의 의미는 유쾌한 잔치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을 가진 북미인디언 말 ‘시바리(SHIVAREE)’가 변형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다만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의 아프리카 스와힐리어인 ‘Jambo’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포우엘 경은 잼버리란 말의 어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

제25회 세계 잼버리가 1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제17차 세계 잼버리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잼버리를 개최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전 세계 158개국 4만3225명의 스카우트들이 참가한다. 야영장 면적도 8.84㎢로 역대 대회 중 가장 넓고, 텐트는 총 2만5000동(棟)이나 된다. 불 피우기, 뗏목 만들기, 한국 전통문화 체험, 섬 트레킹, 유적지 야행, K팝 댄스 등 200여건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그런데 폭우로 캠프장 주변 물이 전부 빠지지 않았고, 폭염과 해충으로 참가자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개막 이틀 만에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400여명 발생했다. 거친 자연과 싸우는 진정한 야영이 된 셈이다. 힘든 여건이지만, 전 세계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인종과 종교 언어를 초월해 상호 이해와 우의를 다지고 좋은 추억을 쌓고 돌아가길 바란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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