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감세 위주의 세법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40조원 덜 걷혔다. 6월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징수 실적을 뜻하는 진도율은 44.6%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원 감소했다. 1∼6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6월 한 달간 걷힌 세입은 1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3000억원 감소했다. 세수 감소 폭은 지난 4월(9조9000억원) 이후 지난 5월 2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으나 다시 감소 폭이 소폭 증가했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천억원) 대비 44조2000억원 부족하다.
1~6월 교육세를 제외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대부분의 세목 수입이 감소했다. 특히 법인세와 소득세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법인세는 지난해보다 16조8000억원 덜 걷혔다. 기업 실적 부진과 중간예납 기납부세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소득세는 지난해보다 1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 중 양도소득세 감소분은 9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종합부동산세도 지난해보다 3000억원 줄었다.
수입 경기 악화 영향으로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줄었다. 상반기 관세는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감소해 3조5000억원 걷히는 데 그쳤다. 부가가치세도 지난해보다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유류세 한시 인하 영향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7000억원 덜 걷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 시행으로 2028년까지 예상되는 세수 감소 효과는 3조70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 세수도 7546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해가 압도적인 상고하저였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한 올해 하반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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