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더위에 인천 계양구 계산중앙교회(최신성 목사) 앞마당은 피서지가 됐다. 교회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수영장을 마련한 것이다. 대형풀 유아풀 워터슬라이드 등으로 구성된 수영장은 지난 15일 개장 후 평일에는 100여명, 주말엔 400여명이 찾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교회가 수영장을 처음 연 건 14년 전 일이다. 넓은 교회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주민들과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올해 다시 연 수영장에는 탈의실을 비롯해 간단한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는 부스도 마련돼 있다. 매일 성도 4~5명이 자원해 아이들의 안전을 돌본다.
무더위에 아침저녁으로 100t에 이르는 수질을 관리하고 청소하는 일이 고되지만, 봉사자들은 ‘지역을 위해 교회가 헌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수영장 관리를 맡아온 황화선 장로는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부모님과 손잡고 놀러 오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며 “소독과 시설 관리를 위해 입장료는 3000원”이라고 설명했다. 계산중앙교회는 다음 달 12일까지 수영장을 개방한다.
폭염으로 들끓는 날씨에 교회가 지역 주민들의 시원한 그늘이 되고 있다. 서울 금천구 신일교회(이권희 목사)는 로비 1층에 무더위 쉼터를 열었다. 더위에 힘겹게 주변을 오가는 어르신들을 위한 결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무더위 쉼터는 사람이 몇 명이 찾아오든 정해진 시간에 저온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최근 오른 전기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권희 목사는 “지자체 요청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하루에 주민 20여명 정도가 찾아온다”며 “교회의 작은 나눔으로 지역 주민들이 잠시나마 쉼을 누리고 있어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청주 강서교회(정헌교 목사)는 지난 3일부터 교회 앞 인도와 행정복지센터 앞마당에서 하루 2번 생수 400여개를 나눈다. 2019년부터 생수 나눔을 시작한 교회는 ‘목마른 이웃에게 시원함을’이란 사명 아래 매해 생수 1만개 이상을 전달한다. 이종찬 부목사는 “무더운 여름에 밖에서 일하시는 지역주민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시원한 물을 드시고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이어 “힘이 닿는 데까지 사역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복더위에 삼계탕을 나눈 교회도 있다. 인천 동구 인천서부교회(김영진 목사) 부산 남구 용당교회(정용호 목사) 등은 최근 지역주민을 위해 삼계탕을 전하기도 했다.
박용미 김동규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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