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저출산 대책 획기적 전환,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대통령이 직접 “저출산 문제는 중요한 국가 어젠다”라고 선언했지만 올 들어 누적 출생아 수는 7% 넘게 줄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며 인구는 43개월째 감소세다. 인구 감소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지방 소멸, 나아가 국가 존립까지 위태롭게 한다. 정부는 어제 저출산과 관련해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하겠다고 했는데 말로만 그칠 게 아니라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3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출생아 수는 10만172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65명(7.2%) 줄었다. 지난 5월 태어난 아기는 1만8988명으로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소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7년6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국내에서 이동한 인구(142만6000명)는 4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동이 활발한 청년층의 인구가 줄면서 전체 이동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수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출산율을 반등시키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앞다퉈 정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재탕이거나 백화점식 나열에 그쳤다. 틀을 깨는 과감함이나 감동이 없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저출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기존 틀에서 벗어난 획기적 정책 전환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필요하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터라 좀처럼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당사자인 청년을 위한 일자리 확대, 저렴하고 질 좋은 공공임대 주택 확대 등이 우선일 것이다. 위기의 임산부를 위한 맞춤형 정책, 일과 가정 양립 프로그램 확대 등이 절실하다. 맞벌이 아니면 살기 어려운 현실에서 여성이 양육을 책임진다는 전제로 내놓는 대책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평등 인식 전환이 급선무다. 정부는 무엇이 작금의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을 만들었는지 원점부터 잘 따져보라. 출산을 고민하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