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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두 개의 한국(Two Koreas)

남도영 논설위원


서울대 통일과 평화연구원은 2007년부터 매년 국민의 통일 의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07년 63.8%에 달했던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난해 46.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5.1%에서 26.7%로 늘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19~29세의 경우 39.6%에 달했다.

2021년에는 19~29세 42.9%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학자들은 통일에 대한 지향성이 약화되고 ‘평화적 분단’에 대한 지향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약화되고 평화로운 이웃 국가로 지내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김여정이 지난 10일과 11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1일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불허하는 ‘외무성 김성일 국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됐다. 담화에는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입국’은 국가 대 국가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두 개의 조선(Two Koreas)’ 전략을 강화해왔다고 분석하는 학자들이 있다. 다만 북한이 지향하는 두 개의 조선은 우리 내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평화적 분단과는 결이 다르다. 핵무기로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국을 압박하는 북한 우위의 적대적 공존이다. 김여정이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015년 별세한 미국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한반도 문제 필독서로 꼽히는 자신의 책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 서문에 “남북한 사람들을 위해, 하루빨리 다시 통일이 되기를 기원한다(For the people of the two Koreas, May they be one again, and soon)”고 적었다. 오버도퍼 교수의 바람과는 달리 남북한 사람들은 지금 조금씩 멀어지는 중이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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