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2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을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가 점입가경”이라며 “정부·여당에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국정조사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고속도로 변경은 대통령 공약이자 주요 국정 사무인 만큼 왜, 누가, 어떤 경위로 종점을 바꿨는지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소관 상임위 현안 질의를 통해 진상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여론전에 맞서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당내 기구인 ‘원안 추진위’와 ‘특혜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위’로 통합해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선정한 용역업체가 노선 변경을 제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노선 결정을) 무슨 용역업체 의견을 갖고 하냐”며 “대한민국이 무슨 부족국가인가”라고 반문했다. 진상규명 TF 소속 김의겸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용역업체에) 타당성조사를 맡긴 게 대선이 끝난 뒤인 2022년 3월 15일”이라며 “문재인정부가 물러나는 게 확정된 상황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민간업체가 긴밀히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도 입장문을 내고 “장관의 말 한마디에 이 정도 사업이 뒤집히는 것은 국정의 난맥상”이라며 “백지화를 즉각 철회하고 가장 빠르고 원칙 있게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국정조사 요구를 두고 “또다시 이재명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선동에 나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조사는 조자룡의 헌 칼 쓰듯 마구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원내대변인은 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노선 변경을 제안한 용역업체의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이 대표는 한가롭게 국정조사를 운운할 게 아니라 본인의 선동정치를 사과하고 ‘개딸’들에게 자제를 요청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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