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이른바 ‘도핑 양성 고백’으로 도마에 오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와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재조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소트니코바의 도핑 사실이 드러나면 당시 은메달을 딴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 금메달이 승계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11일 “최근 불거진 소트니코바의 도핑 의혹 관련 IOC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확인하고 어떻게 재조사를 요구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체육회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함께 과거 사례와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며, 조만간 IOC 측에 서한을 보내는 등의 재조사 요청 방식을 확정할 방침이다.
체육회는 전날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국민의힘 이용 의원과 체육계 관계자들의 요청에 따라 대응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채취한 선수들의 혈액·소변 샘플을 10년간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IOC가 재조사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소트니코바의 도핑 의혹도 해소될 것으로 체육회는 보고 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6일 한 러시아 인플루언서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다행히 두 번째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받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을 촉발했다. 그는 IOC가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혐의를 조사했던 2016년에도 소변 샘플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또 2014년 대회에서는 잦은 실수에 감점을 받고도 금메달을 손에 쥐어 논란이 됐다. 상대적으로 완벽한 연기를 펼쳤던 김연아는 석연찮은 판정 속에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다.
금지약물 검출로 올림픽 메달이 박탈된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게 역도 국가대표 출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사례다.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4위였던 장 차관은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의 메달 박탈로 4년 뒤인 2016년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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