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과 전주지법에 이어 수원지법도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금 공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법은 5일 “지난 4일자 공탁 신청에 대해 모두 불수리하는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불수리 이유에 대해서는 “공탁신청서에 첨부된 제3자 변제에 대한 피공탁자(유족)의 명백한 반대의 의사표시가 확인되므로, 이 사건 공탁 신청은 민법 제469조 제1항에 따른 제3자 변제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피공탁자는 피해자 고 정창희 할아버지의 배우자와 박해옥 할머니의 자녀 등 2명으로, 경기 용인시에 각각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탁은 일정한 법률적 효과를 얻기 위해 법원에 금전 등을 맡기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3월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했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15명 중 11명이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피해자 4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들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광주에선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의 법리 논쟁이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광주지법은 이날 양금덕 할머니 배상 판결금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한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관련 사건을 민사44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법원 공탁관은 재단의 이의신청에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접수하지 않고 이의신청서 등 관련 서류와 공탁관 의견서를 첨부해 재판부에 송부했다. 이에 따라 법원의 불수리 결정에 따른 양 할머니의 배상 판결금 공탁 절차는 정식 재판을 통해 수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재단은 수원지법 안산지원(1건)·평택지원(2건)·전주지법(2건)에 총 5건의 공탁을 신청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강희청 기자, 광주=장선욱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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