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평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IAEA는 홈페이지를 통해 “방류에 대한 일본의 접근 방식과 활동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처리된 물의 배출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며 “안전 검토는 방출 과정 동안에도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전달한 후 기자들을 만나 “보고서는 과학적이고 중립적으로 쓰여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방류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IAEA의 최종 결론에도 사회적 갈등과 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것 같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여야는 오염수 문제를 정쟁화하지 말고 과학과 상식에 기반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다. 정부는 야당의 반대 주장을 ‘괴담’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우려를 덜어 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다고 해도 방류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을 게 없다는 건 상식 아닌가. ALPS를 통해 방사성 물질들이 제대로 걸러지고 계속 그런 상황이 유지될 것인지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가 검증에도 응하는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해소할 조치를 취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해야 마땅하다. 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당정이 재확인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방류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게 될 수산업계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더 촘촘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오염수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및 공유,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IAEA 검증과정에 한국 참여가 보장되면 오염수 방류에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게 문재인정부의 입장 아니었나. 피해를 과장해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국내 피해를 줄일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는다면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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