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등 정부의 수능·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사교육 시장을 키우는 주범으로 킬러문항을 지목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관련 언급이 교육현장의 대혼란을 초래했다고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국회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킬러문항 수능 배제로) 공교육 경쟁력 회복,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킬러문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킬링한다’는 글이 있을 정도”라며 “킬러문항이 40만명의 수험생을 기만하고 있고, 배운 데서 평가하는 게 국민 상식이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수능 관련 언급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를 풀도록 강요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구조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 사태가 수험생과 학부모 공분을 사게 된 이유는 수능 5개월 남짓한 시기에 대통령이 느닷없이 발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교육 비전문가인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교육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수능 메시지를 직접 낸 것이 적절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적절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여야는 다른 학교 시험 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오류 사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나이스 오류를 보고 교육개혁을 논하기 전에 교육부 개혁을 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교육부를 청문회 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교사가 시험문제를 유출하면 최고 파면 징계를 받는데, 이런 상황에서 장관이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부총리를 겨냥했다. 이 부총리는 “오류로 현장에 많은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정순신 방지법’(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교육장 및 학교장이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징계를 늦추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피해 학생이나 보호자가 이를 교육감에게 신고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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