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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교학점제, 학생 성장 지원에 힘 보태야!

조진형 유성고 교장


고교학점제는 정해진 길을 가는 게 아니라 방향을 보고 찾아가는 노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 맞닥뜨리는 문제를 하나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며, 미래 교육으로의 변화를 위한 학교 교육의 혁신 과정이다.

그래서 고교학점제는 역동성 자체이며, 학교 변화의 지속적인 동기 유발 재료다. 요즈음 고등학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교학점제로 문을 여닫는데, 사실 학교는 고교학점제로 과호흡 중이다. 교장으로서도 선생님들의 고충을 알기에 한 발짝 더 나아가라고 독려하기보다 다독임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학생 수 감축으로 교원 수는 줄고 있지만,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로 인해 다과목 지도 교사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차원에서 고교학점제를 새로운 제도 내지는 과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의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하나의 도전 과제이며 학교 변화의 기제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잘 알다시피 고교학점제는 모든 조건이 구비된 상황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전제 조건이나 선결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교원 수급 문제와 교사 업무 증가,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여유시간과 공강시간 운영 등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주요 과제들이다.

교육부는 최근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그간 현장에서 제기한 지역·학교 간 교육 격차, 학점제에 따른 교원 업무 증가 등의 문제에 대해 온라인 학교 및 공동교육과정 확대 구축, 개별 학교 상시 지원을 위한 시도 고교학점제 지원센터 설치 등의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전면 시행 전까지 남은 기간 이번 보완 방안이 효과적으로 잘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2025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평가제도에 대해서도 안내됐는데, 2021년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통해 발표된 바와 같이 ‘공통과목’은 석차 9등급 병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필자는 최소한의 내신 변별을 위한 결정임을 공감하면서 석차등급이 병기되는 공통과목에 대한 대학입학 전형에서의 영향력에 대해 대입 전형 관계자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공통과목에 대한 반영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따라 이수하는 선택과목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고스란히 학생들의 교육과정 설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해 학교는 요즘 분주히 해야 할 일들을 찾아가고 있다.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 가는 능동적·적극적 존재여야 하지만 아직까지 피동적·수동적 존재로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 학업을 설계하고 교육과정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격려해줘야 한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 교육을 설계하다 보면 모든 학생이 교사의 시야에 선명히 들어오게 된다. 교사의 눈에 비친 모든 학생이 다채롭게 성장하면서 작은 톱니바퀴가 아닌 대체될 수 없는 ‘린치핀’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본질이다.

고교학점제는 학교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벼운 스케치가 아니다. 학교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모두가 다채롭게 성장하는 긍정 모멘텀으로 고교학점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학생 스스로도 능동적 학습자로, 주체적 삶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교육 당국을 포함한 교육공동체는 학교 내, 학교 간, 학교 밖 모든 영역에서 고교학점제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의 노정을 걸어가는 현장 교사들이 지금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조진형 유성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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