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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입 담당 공무원이 카르텔에 연루됐다니

교육부 국장 돌연 경질
사교육 업계 유착 의혹
수험생 불안 해소 시급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교육부가 16일 대학 입시를 담당한 이 모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출제 문제를 언급한 뒤 이뤄졌는데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바뀐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경질 배경에 개인적 혹은 일회성 실수가 아닌 사교육 업계와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평소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해온 만큼 새로운 주장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후 대통령실은 수정 브리핑을 통해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는 수위 높은 대통령 발언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 기획관 인사가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몇 달 전부터 학원에 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를 내는 관행을 멈추라고 했지만 해당 국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카르텔을 거론했다. 지난 1일 치러진 6월 수능 모의 평가가 어렵게 출제된 것도 그 일환으로 보고 있다. 고위 공무원이 사교육 업체의 이익을 대변해 국가 정책 이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관련 사항들을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몇년 새 계속된 ‘불수능’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있는 건 맞다. 2019학년도 수능 당시 만유인력을 다룬 국어 문제는 교사들도 풀기 어려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과까지 했다. 이런 풍조는 결국 사교육비 급증을 야기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힉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인 26조원이나 됐다.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카르텔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동시에 수능이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수능 난이도에 대한 혼선도 속히 해소해야 한다. 대통령의 15일 발언 이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수능이 쉬울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하루 만에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라고 뉘앙스를 달리 했다. 카르텔은 그것대로 단속하되 당장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을 덜어내도록 수능 기조를 일관되고 명료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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