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이었던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일산광림교회(박동찬 목사) 식당인 애찬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경주용 로봇을 조립하고 있었다. 건전지를 끼우자 움직이는 로봇을 지켜봤다. 교회 밖 앞마당에서는 로봇 경주대회가 열렸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로봇이 결승선에 도달하기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교회 앞마당에 로봇이 떴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는 로봇축제를 비롯해 성경로봇을 선보이는가 하면 로봇을 활용한 주일학교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챗GPT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교계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일산광림교회가 개최한 로봇축제는 다음세대인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창조’를 알린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학생들과 학부모 21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로봇 전문가 초청 강연과 AI 로봇 시연, 철인경기로봇 공작·대회 등으로 구성됐다. 가장 인기를 끈 건 ‘로봇 만들기·경주대회’였다.
박동찬 목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로봇을 만들며 결과물이 우연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이번 축제는 하나님이 세상을 계획하고 창조한 사실을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는 지난 3월 25일부터 6주 동안 로봇을 활용한 성경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성경로봇’이 활용됐다. 스스로 조립해서 만들 수 있는 일종의 학습로봇 키트처럼 구성된 성경로봇은 성경 말씀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테면 성경로봇은 로봇별 특징에 맞는 성경 설교문이 같이 담겨 있다. 코딩 신호에 따라 불빛이 반짝이는 하우스 봇에는 ‘반석 위에 지은 집’(마 7:24~27)을, 센서 감지를 활용한 샤이닝 봇에는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요 12:46)라는 말씀이 담겼다.
로봇 조립은 기독교 세계관을 체험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성경로봇을 제작한 ㈜로보로보의 이수영 이사는 “사람들은 하나님 형상을 닮아 무엇을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며 “챗GPT와 배아 성별 선택 등의 문제가 나타나면서 나중엔 바벨탑 사건처럼 될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교회 안에서 건전한 성취감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로봇을 통한 성경교육이 실생활 말씀 적용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함영주 총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는 “로봇은 코딩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사람의 생각을 적용할 수 있다”며 “자신의 신앙관을 로봇에 미리 적용함으로써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독교교육에는 흥미와 의미 두 요소가 필요하다”며 “교육의 목적으로 흥미가 아닌 의미가 강조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