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19일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다자 정상회의를 한다. 중국 주석이 이들 국가와 다자 대면회담을 하는 것은 1990년대 초반 개별 수교를 시작한 이래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19~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맞서 우호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전날 실크로드 발원지인 시안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일부 서방세계가 조장하는 인권문제의 정치화와 이중잣대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외부의 간섭과 ‘색깔혁명’ 방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선언했다. 색깔혁명은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의 직간접 개입하에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뜻한다.
시 주석은 이날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과 다자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각국 정상은 이후 시 주석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모두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중국이 집중공략 대상으로 삼은 곳이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2013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제시한 ‘신(新)실크로드 구상’이다.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중국과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등을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가 선언 10주년을 맞은 해이므로 협력 강화를 비중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각국은 이번 회담에서 일대일로의 고품질 공동건설을 위한 공감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일대일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G7 정상회의 결과물에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이 담길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거친 표현으로 경고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도발과 불장난을 중단하고, 14억여 중국 인민의 대척점에 서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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