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구에서 추락해 사망한 고교생이 4개 병원 응급실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송 거부된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소방청, 대구시와 벌인 합동조사 및 전문가 회의 등을 토대로 이송을 요청했던 8개 의료기관 중 4개 병원(대구파티마병원·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에 대해 행정처분했다고 4일 밝혔다. A양(17)은 지난 3월 19일 대구의 한 건물 4층에서 떨어져 왼쪽 머리를 다쳤지만 당시 8개 응급의료기관으로부터 이송을 거절당했다.
처음 이송을 요청받은 대구파티마병원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A양 치료를 거부했다. 구급대원이 재차 정신과적 진료 외에 응급처치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수용하지 않았다. 합동조사단은 “이송 요청이 오면 환자 중증도를 분류해야 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구급대원은 A양을 경북대병원 권역응급센터로 이송했다. 당시 의사는 구급차에 있던 A양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중증외상이 의심되니 경북대 권역외상센터에 먼저 확인하라”고 권했다. 대구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권역외상센터에 두 차례나 전화를 걸어 수용을 의뢰했지만 센터 측은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권역외상센터에는 당시 가용병상이 있었고, 진료 중이던 환자 상당수는 경증환자였다. 두 센터 간 별도의 상황 공유도 없었다. 이후 계명대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도 외상환자 진료와 의료진 출장을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았다. 2시간을 길바닥에서 전전하던 A양은 오후 4시30분쯤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서 심정지 상태가 됐다.
복지부는 경북대병원에 2억2800만원의 보조금 지급 중단과 167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처분했다. 계명대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에는 4800만원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대구파티마병원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22일에 해당하는 과징금 3647만원을 부과했다. 다만 복지부는 이후 이송을 요청받은 병원 4곳의 경우 중증외상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고 별도 처분은 하지 않았다.
차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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