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OCI의 ‘일감 몰아주기’(부당 내부거래)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OCI 계열사 간 지원으로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 처벌 수위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심의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1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SGC솔루션과 SGC에너지에 계열사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SGC에너지와 SGC솔루션은 OCI 총수인 이우현 회장의 작은아버지 이복영씨가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으며, OCI 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심사보고서에는 SGC에너지가 발주한 사업을 다른 계열사인 SGC솔루션이 낙찰받는 과정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SGC에너지가 2017년 발주한 사업에서 SGC솔루션은 5차례 유연탄을 공급하는 계약을 낙찰받았다. SGC에너지는 이 계약을 통해 SGC솔루션으로부터 691억4700만원어치 유연탄을 공급받았다.
관건은 SGC에너지가 SGC솔루션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다. SGC에너지는 SGC솔루션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SGC에너지와 SGC솔루션 모두 대표이사 회장을 이복영 회장이 맡고 있다.
당시 계약은 수의계약이 아닌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입찰 조건 등이 다른 입찰사보다 SGC솔루션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면 부당 내부거래가 성립된다.
혐의가 입증될 경우 적지 않은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부당 내부거래 과징금은 사업자의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5%(공정거래법 개정 이전 기준)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부과할 수 있다. 사익편취 행위의 경우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부당 내부거래와 사익편취가 모두 확인될 경우 더 큰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SGC솔루션의 2017~2019년 연평균 매출액은 2898억원이었다. 최대 289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제재 대상에 이우현 회장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이우현 회장은 SGC솔루션과 SGC에너지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계열사 모두 OCI 기업집단 내 포함된 계열사인 데다 이복영 대표이사 회장은 OCI 지분 5.40%를 보유하고 있다. 이복영 대표이사 회장과 이우현 회장 간 친족 관계를 고려하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로까지 사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세종=권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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