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으로 납세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로선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종부세 세제개편까지 더해지면 세수 결손이 발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해 세수감소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와 같을 경우, 올해 공시지가 3억9000만원인 공동주택의 보유세는 45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8.9% 감소한다. 2020년과 비교해도 28.4% 적다. 공시가 12억5000만원인 공동주택의 보유세는 280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30.5%, 2020년 대비 24.8% 감소한다. 각 주택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보유세 부담이 최소 7.5%, 최대 38.5% 줄어든다.
문제는 세수 결손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올해 5조7133억원의 종부세가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수준으로 공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충분한 세수가 걷히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대통령 공약에 맞춰 2020년 수준으로 세 부담을 완화했다. 2020년 당시 종부세는 3조6000억원 걷히는 데 그쳤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세수 부족 우려에 대해 “그런 것을 고려해 세수 전망을 했고 현재로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 안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부세는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 금액을 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질수록 과세표준이 커져 세입이 늘어난다. 현재는 재산세 45%, 종부세 60%,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공제 50%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공시가격을 토대로 다음달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반기 중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확정은 안됐지만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2일 “지방세수 과세 대상 자산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지방세수 감소는 필연적”이라며 “45% 이하 수준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종부세는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올해 세수를 전망하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설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폭은 결정된 바 없지만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문동성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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