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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단독으로 환노위 통과한 노란봉투법… 거부권 고려해야

입력 : 2023-02-22 04:02/수정 : 2023-02-22 08:06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들이 21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2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힐 경우 본회의에 직회부할 방침이다. 이미 법사위를 건너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오는 24일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한 쟁점 법안들이 국회에서 조율되지 못한 채 하나씩 강행 처리되는 것이다. 이들 법안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조항들이 담겨 있어 시행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민주당은 입법에 반대하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다수당의 입법 폭주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노란봉투법 중 위헌 논란까지 빚었던 ‘불법 파업이라도 노조에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노조의 손배 책임이 인정돼도 귀책 사유를 따져 파업 참여자의 개별적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대체됐다. 실행이 매우 어려운 책임 산정을 의무화해 손배 청구를 사실상 봉쇄한 것이다. 법원이 최근 원청기업을 하청노조의 교섭 상대로 인정하는 등 간접고용노동자 보호에 대한 법적 논의가 막 시작된 마당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토록 하는 것도 무리한 조항이다. 사용자의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데 처벌만 앞세우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날 수 있다.

이런 점은 국회에서 얼마든지 조율해 극복할 수 있다. 거대 노조의 보호를 받는 정규직과 열악한 환경 속에 차별받는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원칙에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생략한 성급한 입법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회 갈등을 심화시킨다.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 민주당이 강행을 예고한 법안들이 수정 없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법사위를 우회해 본회의에 직회부하려 해도 60일을 기다려야 한다. 여야는 소모적 정치 싸움을 배제하고 다시 논의를 해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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