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하락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주 5개월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다. 규제 완화 기대감 등에 급매물 위주 거래가 늘며 가격 하락세는 주춤해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아파트를 비롯한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40% 줄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19일 부동산R114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0.15%) 이후 4주 연속 낙폭을 줄이며 마이너스 구간에서 벗어났다. 보합으로 전환하기는 지난해 9월 16일 이후 21주 만이다.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 일반 아파트의 지난주 매매가격 변동률은 -0.07%로 전 주와 같았다. 서울 전체로도 전 주와 동일하게 0.06% 떨어졌다. 올해 들어 송파·강동구 대단지와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급매물 소화 수준에 그치면서 가격 약세는 계속됐다.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1기 신도시가 -0.08%에서 -0.05%로 낙폭을 줄인 반면 2기 신도시 하락폭이 -0.04%에서 -0.06%로 커졌다.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수원시 광교(-0.26%)와 화성시 동탄(-0.10%)의 하락폭이 전 주보다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경기·인천은 같은 기간 -0.05%에서 -0.07%로 낙폭을 키웠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6%로 전 주(-0.05%) 대비 소폭 확대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잇단 규제 완화책에 대한 기대감과 대출규제 완화 영향으로 고점 대비 수억원 내린 급매물부터 순차적으로 소화하는 분위기”라며 “1기 신도시도 분당·일산 일부 단지에 문의가 늘면서 가격 하락이 주춤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계속되는 전셋값 약세, 실물경기 침체 우려 등을 감안하면 ‘매수세 본격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여 연구원은 “급매물 소진 후 시세 하한가가 소폭 오를 수 있겠지만 수요자들의 추격매수 자제로 가격 반등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편 빅데이터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전년 178만8267건 대비 39.5% 줄어든 108만1765건에 그쳤다. 국토부가 실거래가 공개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적다. 부동산 중에서도 아파트가 같은 기간 58만1424건에서 25만4717건으로 56.2%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금액은 284조3212억원으로 2021년 530조2245억원보다 46.4% 줄었다.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이 금액이 200조원대로 내려앉기는 2013년 257조7891억원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매매거래금액은 2021년 202조2183억원 대비 63.3% 감소하며 74조1811억원까지 줄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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