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6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이제부터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대충돌 정국’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석열정부와 검찰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진 검찰은 정부의 실정과 무능을 덮어주기 위한 카드로 야당 지도자 제거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회 제1당의 현직 대표이자 대선 당시 유력 경쟁자를 체포, 구속하려는 의도는 야당을 무력화하고 분열시키려는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치졸한 정치 탄압이자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구속영장의 혐의 내용을 살펴보니 허접하기 짝이 없다”며 “이재명이 언제, 어디서 돈 한 푼 받았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을 향해 “(영장 청구는) 내가 이재명을 죽이지 않으면 나와 내 아내가 무사하지 못할 것 같은 공포의 발로냐”고 따져 물으면서 “이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사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윤석열 검찰의 만행에 분노한다”며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전대미문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로 인해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끝내 구속영장이라는 무리수를 놓다니 협치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다수당인 야당에 손을 내밀기는커녕 극단 조치까지 하니 향후 국정 운영에서 야당의 도움을 얻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들을 예정대로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을 각각 이달 말과 다음 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의결을 강행한 노란봉투법도 본회의에 직회부할 계획이다.
이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서 여야 대치는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