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를 덮친 지진의 규모는 7.8이었다. 이후 9시간 뒤 규모 7.5의 여진이 발생했고, 두 강진 사이에는 규모 5에서 6짜리의 지진이 80차례 넘게 반복됐다. 지진에 이어 여진마저 강력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동아나톨리아 단층을 원인으로 꼽는다.
채드 마이너스 기상이변 전문가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7.5의 여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지진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1999년 이후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보통 진앙을 말할 때 ‘에피센터(epicenter)’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이번 지진에서는 ‘에피라인(epi-line)’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지진이 하나의 지점이 아니라 선을 따라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튀르키예 국토는 아나톨리아 지각판과 유라시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지각판들은 단층선에서 서로 충돌해 밀어 올려지다가 지진을 일으킨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에는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동아나톨리아 단층선’이 존재한다. 마이너스는 “이번 지진은 두 판이 만나는 100마일(약 160㎞)에 달하는 단층선을 따라 주향이동하며 발생했다”며 “(주향이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건물들은 앞뒤로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향이동 단층은 수직으로 움직이는 다른 단층과 달리 수평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동아나톨리아 단층이 이에 속한다.
로이터통신은 주향이동에 대해 “단단한 암석판들이 단층선을 가로질러 서로 밀어 올려지며 응력(물질에 외력이 가해졌을 때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이 쌓이고, 마침내 수평으로 미끄러지면서 지진을 유발하는 엄청난 양의 압력이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불의 고리’와는 다르다. 불의 고리에서는 하나의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말려 들어가는 ‘섭입’으로 지진이 발생한다. CNN 기상학자 캐런 마기니스는 “여진이 수주 또는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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