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타개할 올해 핵심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꼽고 있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기업 입장에서 AI 도입은 큰 부담이다. 기존 서비스에다 AI를 적용하려고 해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고, 자체적으로 AI를 구축하는 데 비용도 많이 들어 시도조차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산업계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서비스형 인공지능(AIaaS·AI as a Service)’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AIaaS는 클라우드에서 AI를 구현한 뒤 사용자에게 서비스로 제공한다. 고객사는 클라우드에 기업 데이터만 입력하면 곧바로 클라우드에 포함된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전문지식이나 인력 없이 사용 방법만 터득하면 된다. 몇 번의 클릭으로 클라우드 기업이 제공하는 업무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AIaaS의 대표적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다. MS의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MS가 구축해 놓은 AI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MS는 최근 애저에 오픈AI의 AI 챗봇 서비스 ‘챗GPT’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MS 애저를 통해 언어 AI도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도 AIssS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의 매출 30% 이상이 AWS 플랫폼에서 발생할 정도로 수요는 크다. 한국에서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애서 AIaaS를 제공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AI 팩은 이미지에서 원하는 정보를 추출해 이용할 수 있는 OCR 기술, 고객 정보와 제품 및 서비스 특징을 고려한 추천 기술, 의미기반 검색을 가능토록 하는 자연어처리 검색기술 등 AI 기술을 맞춤형으로 제공 중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 사이에서 AIaaS를 ‘AI의 민주화’를 이끄는 기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부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AI 기술이 AIaaS의 등장으로 효율적인 비용으로 누구나 구축할 수 있는 기술로 평준화됐다는 의미”라고 29일 말했다.
침체한 경제 여건 속에서 AI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AIaaS가 사업 확장의 기회로 여겨지는 추세다. 기업이 개별적으로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자하더라도 사업성을 갖춘 AI로 발전시키기에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AI 도입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지만, 도입 자체에 대해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IBM이 지난해 발표한 AI 도입 지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7500여명의 전 세계 기업 IT 분야 의사결정권자는 ‘AI 기술, 지식 및 전문성 부족(45%)’을 AI 도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았다. ‘AI 모델 개발을 위한 도구 및 플랫폼 부족(39%)’, ‘지나치게 높은 가격(33%)’도 뒤를 이었다.
반면 500명의 한국 기업인들은 AI를 도입하려는 주요 목적으로 IT 운영 효율성 제고(40%), 비즈니스 프로세스 효율성 제고(39%), 비용 절감(39%)을 꼽았다. 사업에 AI가 필요하지만, 전문성 부족을 우려하면서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AIaaS는 AI 기술이나 솔루션을 직접 개발해야 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향후 산업계의 핵심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마켓스 앤드 마켓스에 따르면 AIaaS 시장은 2018년 15억2000만 달러 규모에서 올해 108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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