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야당 단독으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책임이 보고서 내용에 포함되자 퇴장했고 야 3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이 단독으로 의결했다.
보고서에는 “이 장관은 재난 안전관리 주무부처의 장임에도 불구하고 법령에 따른 중앙사고수습본부 설치 운영, 상황판단 회의를 통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요청 및 건의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적시됐다. 이어 “행안부가 유가족 명단을 확보했고, 이를 공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고도 이 장관은 유가족 명단이 없다고 위증했으며 모든 책임을 일선 소방서장에게 돌리는 태도로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입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호·경비 인력의 비효율적 배치, 참사 당일 당국의 마약범죄 단속 계획 등도 안전관리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조특위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장관을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또 희생자 유가족 및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희생자 추모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고서에 정부 책임을 직접 거론하는 내용이 담기자 강력 반발했다. 전주혜 의원은 “결국은 이 장관을 찍어내고 모든 책임을 윤석열정부에 뒤집어씌우려는 의도에서 국정조사가 시작된 것”이라며 보고서 채택에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야 3당은 이 장관과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8명을 위증과 불출석 등의 사유로 고발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보고서 채택이 정쟁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제기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언급하자 야당 의원들과 일부 유족이 “국정조사와 상관없는 얘기는 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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