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 현장에 ‘총출동’하기로 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문제에 지도부가 ‘방탄 그림’을 연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야당 탄압에 당 전체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 다수는 10일 오전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동행할 예정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의원들이 많이 오는 것을 만류하는 분위기지만, 당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은 전체적으로 많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번 검찰 조사가 이 대표 개인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전체를 향한 공세인 만큼 당이 단일대오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명계 핵심 의원은 “검찰이 대장동을 샅샅이 털다 안되니 죄도 안되는 성남FC 건으로 소환해 망신을 주려는 것 아니냐”면서 “명백한 야당 탄압에 당대표 혼자 맞서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도 “이 대표 혼자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고 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만있겠냐”며 “그건 지지자들에게 내년 총선 때 투표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명 진영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도권의 한 비명계 의원은 “당당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하더니 지도부를 다 동원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이 바로 여당이 말하는 방탄 그림”이라면서 “지도부는 다음에 조사받는 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동행해줄 것이냐”고 물었다. 한 중진 의원도 “성남시장일 때 벌어진 일을 갖고 당 지도부가 스크럼을 짜는 건 그야말로 사당화의 증거”라며 “말도 안되는 일이 당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범죄 혐의자가 소환장을 받고 수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제1야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니 참으로 눈물겹다”면서 “범죄와의 동행을 선택한 민주당은 국민과의 동행을 포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승욱 박민지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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