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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의 내년 1%대 저성장 전망, 경제체질 개선 절실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3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1일 새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성장률을 지난 6월 2.5%보다 훨씬 낮은 1.6%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8%와 한국은행의 1.7%보다도 낮다. 통상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정책 의지를 반영한 목표치로 인식되면서 장밋빛이 가미돼왔던 관례를 깬 것이다. 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해야 올바른 미래 정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선해 보이기까지 하다.

내년 상반기 경제가 침체 경로를 밟을 거라는 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충격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생 변수에 따른 고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충분히 예견됐다. 우리 국민들 경제 인식도 금리 인상으로 경기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설명을 수긍할 만큼 성숙해 있다. 따라서 성장률 1%대라는 숫자에 과민반응을 보이기보다는 경기 연착륙을 위한 최적의 정책 조합을 모색할 때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내년도 재정을 상반기에 집중 배정한 것은 불가피하다. 한국전력의 부채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른 충격이 큰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 민생을 보듬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급한 불인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다주택 중과세·대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중장기 성장 잠재력 확충이다. 우리가 초저성장 늪으로 빠지느냐, 아니면 경제 재도약을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전하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함께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업 투자를 유도해 성장 엔진을 예열하고 슬럼프에 빠진 수출 전선을 강화하는 데도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구체성이 떨어진다. 넷제로 시티, 한국형 칸쿤 조성 등 타국 정책 베끼기와 기존 정책 반복 등을 통한 백화점식 나열로는 신성장 3.0에 머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우주개발 등 미래 산업과 관련해 민간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공 주도를 강조하는 것은 윤석열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약하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 충격 해소를 위한 근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에 머문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특히 노동 연금 교육 등 3대 구조개혁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는 헛발질에 그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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