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성년자를 노린 디지털 성 착취, ‘섹스토션(sextortion)’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에서 ‘몸캠 피싱’으로 불리는 섹스토션은 SNS나 온라인게임 사이트, 화상채팅 등에서 이성인 것처럼 접근해 민감한 영상이나 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9일(현지시간) “지난 1년 동안 섹스토션 피해가 7000건 접수됐다”며 “최소 3000명의 피해 아동이 발생했고, 이 중 12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FBI는 피해자 대다수가 남성이며 가해자 대다수는 서아프리카, 특히 나이지리아와 코트디부아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FBI는 “범죄자들이 대체로 가짜 여성 계정을 이용하고, 14~17세 미성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며 “피해자 중에는 10세 어린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범죄자는 다양한 P2P 결제 애플리케이션으로 돈을 요구하지만, 많은 경우 돈을 받아도 이미지를 공개한다”며 “피해자는 악순환에 빠졌을 때 느끼는 수치심과 두려움 탓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학대를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레이(사진) FBI 국장은 “미성년 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섹스토션 범죄 보고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많은 피해자는 숫자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를 공동 진행한 미 국립실종학대아동센터도 “섹스토션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이날 섹스토션 범죄 예방책과 피해자 보호 대책을 설명하는 국가 공공안전 경보도 발령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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