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립 외에도 심리·사회 자립까지 최소 2년 연습 필요”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포럼]
자립·보호 이분법적 구분 피해야
필요한 경우 보호 연장 이어가야
고립 해소 자립선배 멘토링 긴요

입력 : 2022-12-09 04:06/수정 : 2022-12-09 04:06
국민일보가 창간 34주년을 기념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함께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이어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국민의힘 김성원·최영희 의원, 주 원내대표,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김성경 한국성서대 교수, 제현웅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황인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송양수 복지부 아동권리과장. 이한결 기자

연간 약 2500명의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 시설 밖으로 나와 홀로서기에 나서지만 이들의 첫걸음은 여전히 위태롭다. 전문가들은 자립준비청년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선 ‘과정으로서의 자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만 되면 퇴소해 홀로 서는 ‘열여덟 어른’이 아닌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모든 측면에서 홀로 서는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일보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함께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포럼을 개최했다. 김성경 한국성서대 교수, 황인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제현웅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국민일보는 지난 8월부터 자립준비청년의 실태와 지원 필요성 등을 연속 보도해왔다.

한국의 자립준비청년 지원책은 경제적 지원을 비롯해 주거 및 취업 지원,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자립준비청년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청년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비극도 계속되고 있다.

김 교수는 주요 원인으로 ‘정책 이용자’ 구분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적장애아동, 경계선 지적장애아동, 일반아동 등 자립준비청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나눠서 필요한 경우 자립이 아닌 보호를 이어가는 등 정책 이용자 각자에게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며 “사회가 제공하는 정책을 청년에게 연결해주는 사례관리자의 질적 역량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립과 보호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현행법에서 보호와 자립을 나이 기준으로 분리하다 보니 청년들은 갑자기 ‘자립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게 된다”며 “실제로 보호와 자립은 분리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과정으로서의 자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자립 과정은 자립 준비, 체험, 생활 3단계다. 이 중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부분은 ‘자립 생활’ 단계라고 봤다. 그는 “경제적 자립 외에도 심리적 자립, 타인과 상호의존성을 갖는 사회적 자립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최소 2년의 연습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자립 생활을 지원하는 유일한 민간기관인 희망디딤돌센터는 삼성전자 임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구 및 사업 제안이 더해지면서 본격화됐다. 삼성전자가 해당 사업의 지정 기탁 기업으로 선정된 후 최근까지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에 센터가 설치됐다.

황 사무총장은 “지난해 모금회의 전체 배분 금액 6743억원 중 약 21%인 1384억원을 아동·청소년을 위해 사용했다”며 “원가족 지원 사업, 보호아동 맞춤형 지원, 자립준비청년 등 세 부분에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모금회는 시설 내 아동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금융교육, 고립 문제 해소를 위한 선배 자립청년들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동생활가정에서 지내는 아동을 위해선 전문인력을 통해 퇴소 전후 통합사례관리를 진행한다.

자립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가정위탁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황 사무총장은 “위탁 부모에게 교육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립 안내 책자와 미션지, 수행 도구 등을 해당 가정으로 직접 보내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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