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개발공사 사장 임명을 놓고 전북도와 도의회가 정면 충돌했다. 도의회가 서경석(65)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김관영 전북지사가 사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큰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김 지사는 3일 오후 서 후보자를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임명했다. 도의회가 서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과 재산증식 과정에서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임명 강행시 수사 의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이다.
김 지사는 서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 후보자는) 개발공사가 역동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사명을 수행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의 경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전북 발전에 기여할 부분이 크다고 판단했고, 더 나은 개발공사를 향한 꿈을 더 지체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사청문 위원들의 지적을 새기면서 더 겸손하게 더 역동적으로 일하면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의회는 강력 반발했다. 도의회는 이날 오후 3시 긴급 의원총회에 이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임명 강행에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도의회 차원의 총력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북개발공사는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로운 균형을 도모하면서 공사를 이끌어갈 사장 후보자는 매우 엄격한 기준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그러나 서 후보자는 모든 면에서 적격성에 근접할 만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지난달 31일 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청문위원들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전북도의회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것은 2019년 인사청문회 도입이후 처음이다.
신임 서 사장은 기아자동차 중남미팀장과 수출관리실장,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도의원들로부터 건설 실무 경험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문회에서 도의원들은 재산 형성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서 후보자는 독립생계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로 인해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전북도는 산하 출연기관 16개 가운데 9개 기관이 인사 청문대상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북개발공사에 이어 연내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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