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부부싸움을 하던 10대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은 어머니와 함께 살인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모자는 결국 모두 구속됐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A군(15)과 어머니 B씨를 17일 구속했다. 대전지법 신동준 영장전담판사는 이들 모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과 B씨는 지난 8일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이자 남편인 40대 C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이후 119에 신고했다. A군은 당시 경찰에 “부부싸움을 말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그러나 경찰의 추가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은 A군의 단독범행이 아닌 어머니 B씨와의 공모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자신을 비하하던 남편의 폭언에 앙심을 품었던 B씨는 범행 전날 메신저를 통해 A군에게 ‘아빠를 살해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행 당일 C씨가 잠자는 틈을 타 살해를 시도했지만 C씨가 저항하자 몸싸움을 하다 흉기로 살해했다. B씨는 지난달에도 C씨가 잠든 사이 주사기로 그의 몸에 해를 입혔고, 이달 초에도 농약으로 C씨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평소 계속 B씨를 무시했다고 한다”며 “B씨가 지난달 남편 눈을 찔러 ‘고소하겠다’고 하자 막기 위해 계획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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