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의 실효세율(전체 소득에 대해 실제로 내는 세금 비율)이 1%도 안 된다.”(장혜영 정의당 의원) “종교인 소득의 구간별 차등비율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다.”(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최근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종교인이 근로자보다 세금을 덜 낸다’는 식의 일방적 주장을 하는 데 대해 기독교계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2020년 종교인 과세 실효세율이 0.7%에 불과하며, 이는 근로소득자 실효세율(5.9%)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한세연·공동대표 김영근 이상복)은 24일 반박자료를 내고 “(장 의원의 주장은) 전체 1%도 안 되는 몇몇 대형 종교단체 대표자의 종교인 연소득으로 종교인의 소득이 많은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거의 대다수인 저소득 종교인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세무재정 전문단체인 한세연은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회 전문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한세연은 “20만명 이상인 근속 종교인수 가운데 국세청에 신고한 자가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것을 보면 종교인의 절반 이상은 소득이 없음을 나타낸다”면서 “이들 대부분은 대리운전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종교인들에 대한 격려나 지원 없이 몇몇 수치만 열거·비교하는 건 종교인들의 고뇌를 저버리고 오해만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9만명의 종교인은 1조6609억원의 소득을 신고했고, 이들의 납부세액은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1인당 납부세액으로 계산하면 평균 13만3000원이다. 전체 근로소득자 1949만명의 납부세액은 44조1640억원으로 1인당 평균세액인 227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장 의원은 “종교인의 평균 세액이 적은 이유는 소득신고액이 근로소득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있지만 종교인에게 유리한 제도도 한몫했다”면서 “종교인은 일반 노동자와 달리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증 하나를 골라 신고할 수 있고,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 필요경비율이 80%까지 인정돼 높은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실제로 소득세 부과대상 종교인의 94.1%(8만4800명)가 기타소득으로 신고했고, 이들의 평균 경비율은 70.9%로 2020년 노동자 평균근로소득공제율(24.4%)을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세연은 “종교인 평균 경비율(70.9%)의 경우, ‘종교인 소득구간별 차등 필요경비율을 통해 추론해보면 종교인의 연간 평균소득은 287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필요경비율이 높은 것은 오히려 종교인의 빈곤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세연 공동대표인 이상복 세무사는 “소득 구간을 고려하지 않고 ‘필요경비율 80%’로 자료를 낸 건 종교계를 흠집내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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